'성매매'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3.10.03 나는 뜨겁게 보고 차갑게 쓴다
  2. 2011.04.08 포항지역 유흥업소 여성 7인의 죽음…‘성 산업’의 실체와 접대문화
  3. 2011.03.09 故 장자연씨의 죽음 앞에서- 2009년 3월 일다 시론
  4. 2009.03.18 故 장자연씨의 억울한 죽음 앞에서 (2)
  5. 2008.05.09 여성들은 더 주체적이 되었나

나는 뜨겁게 보고 차갑게 쓴다

자유 게시판 2013. 10. 3. 17:49

 

『나는 뜨겁게 보고 차갑게 쓴다』

-세상과 사람과 미디어에 관한 조이여울의 기록 

291쪽/ 판형 170*224 /값 15,000원
 

여성 저널리스트가 뜨거운 시선으로 발굴한 한국사회 

“이 책은 ‘여성’의 문제에서 출발하지만 노동, 동물, 환경, 농업, 생명윤리, 평화 등의 주제들과 끊임없이 교차시킴으로써, 여성주의의 전통적 쟁점들이 ‘인간’의 보편적 가치들과 밀접하게 연동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복잡한 이론을 동원하거나 사실을 나열하는 대신, 때로는 저자의 맛깔스러운 이야기로, 때로는 진지하면서도 유쾌한 인터뷰이의 입을 통해 문제의 핵심을 드러내 보여주고, 독자들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홍성수 숙명여자대학교 법학부 교수 

이 책은 복잡하게 얽혀있는 한국 사회 의제를 어려운 이론을 빌리지 않고 “인간의 긍정적인 힘”이나 “용기”, “믿음”과 같은 가치들과 결부시켜 설명해간다. 이 책이 재미있는 대목은 이 부분이다. 기존의 언론에서 사회 문제를 읽어내는 방식과는 전혀 다른 ‘제3의 시선’으로 사회를 읽어내며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현장과 사람들의 생생한 인터뷰에서 저자가 주요하게 포착하는 인간의 내면적 가치를 끌어올린다. 

“기억 저편에 은폐된 사실과 묻힌 역사를 발굴하여 진실을 수면 위로 드러내고 생생한 현장을 복원해내는 일은 우리 모두에게 중요하다. 저널리스트로서 그 역할을 해나간다는 것이, 그 과정에서 인간과 세계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통찰력과 가슴 설레는 영감을 선물로 받는다는 것이, 내게는 무척 큰 기쁨이고 영광이다.” (p.189) 

저자의 이 말은 <3장 발굴>의 발문에 수록된 글이다. 한국 사람들이라면 다 알만한 ‘3.1운동’이나 ‘제주도 해녀’, ‘황우석 사태’를 주제로 삼으며 “안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라고 말한다.

그는 역사적 사건들에서 그 사건의 핵심이라고 할 만한 진실이 어떻게 숨겨지고, 은폐되어 있는지 하나하나 끄집어낸다. 그리고 과거의 사건들을 현재와 연결시켜 그 사건들이 어떻게 우리에게 계속 영향을 주는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차근차근 설명해나간다. 그러면서 저자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에는 해결의 열쇠가 있다”고 힘주어 주장한다.  

저자의 뜨거운 시선을 좇아가다 보면 노동, 사형제, 성매매, 환경, 소수자 인권, 평화 등 쉽게 풀리지 않을 듯한 실타래 속에서 해결의 실마리가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한 저널리스트가 10년이 넘게 발굴한 한국 사회의 속살을 만나면서 한 시대의 문제를 공감하며 성찰적인 논쟁을 지필 수 있을 것이다.
 

조이여울 기자가 차갑게 써 내려간 10년의 기록

“조이여울 기자는 대한민국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단지 다른 기자들은 눈여겨보지 않는 소수자들의 삶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왔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단순한 ‘기록자’에 머물지 않았다. 우리 사회에서 마치 없는 사람 취급 받았던 성 소수자, 입양인, 성폭력 생존자 등 다양한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가시화 했고 사회적 의제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는 진정 ‘이슈 생산자’였고, 가장 주목할 만한 기자였다.”
                                                              -전홍기혜 <언론협동조합 프레시안> 편집국장 


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국장이 묘사한 것처럼 조이여울 기자는 ‘이슈 생산자’였다. 특히 여성과 소수자, 인권, 저널리즘 영역에서 영향력 있는 담론을 생성해왔다. 지난 10년간 조이여울 기자의 글과 말에 대해 ‘날카롭다’고 기억하는 이가 많다. 

20대부터 정치, 사회 문제에 대해 논쟁적인 오피니언 리더로 활동해온 저자는 신랄하고 비판적으로 한국 사회에 입을 대왔다. 뿐만 아니라 다른 언론들의 행태와 기사에 대해 비평하는 일도 꾸준히 해왔다. 저자는 특히 다른 어떤 영역보다 미디어에 종사하는 기자들에 대해서 유독 책임감을 더욱 강하게 주문한다. 

적어도 기자라면 세상이 가르쳐준 대로 생각하고, 배움 없이 취재하고, 성찰의 과정 없이 기록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p.261) 

저자는 “저널리스트로 살아간다는 것은 내 것과 다른 세계관을 만나 부단히 부딪히고 깨지는 작업인 동시에, 그를 통해 끝없이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저널리스트의 기록은 사회의 그늘지고 어두운 곳에 빛을 쏘이게 하는 작업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 믿음으로 10여 년간 기록한 한국 사회의 초상!

저자와 함께 뜨겁게 보고, 우리 주변에서 변화의 가능성을 찾아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글이 가질 수 있는 힘, 희망

“글이 가질 수 있는 힘 혹은 영향력은 어디까지일까. 문제에 얽힌 전 과정을 다시 한 번 찬찬히 돌아보고 궁극에 다른 시각을 갖게 하는 것,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내는 근원적인 힘은 거기서 생겨나는 게 아닐까.
이 책 한 권을 읽은 후 나는 여러 가지로 명쾌해졌다. 시원한 기운이 온몸을 훑고 지나간다.” 
                                                                                      -김소희 ‘작은자 야간학교’ 교사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누구나 이 추천의 글에 공감할 것이다. ‘시원하고, 따뜻하고, 재미있다’고. 이 책의 묘미는 여기에 있다.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자들로부터 “재미있다”, “시원하다”는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2장 인터뷰>의 예만 들어보더라도 야생동물, 미혼모, 탈핵, 아동성폭력 후유증, 토종씨앗 지키기 운동 등 한국 사회의 뜨거운 현안 이야기들이다. 조이여울 기자는 기록을 하며 사람들을 만나는 작업은 “언제나 즐겁고 생기가 넘치는 작업”이었다고 말한다. 

다양한 사람들이 각양각색의 무늬를 만들어가는 생동하는 현장이 있고, 또 한 사람의 이야기가 여러 독자에게 공유되고 사회로 확산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기쁨이 있기에, 저널리스트로서 나의 삶은 지지치 않을 것이며 인터뷰 또한 계속될 것이다.” (p.123) 

조이여울 기자가 말하는 기록 작업은 생동하는 현장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배우며, 거기서 희망을 발견해서 매체를 통해 공유하고 확산시키는 작업이다. 그렇기에 “즐겁고 생기가 넘치는 작업”의 생생한 기운이 독자들에게 전달되는 것이다. 

이 책은 한 저널리스트의 고뇌에 찬 10년의 기록일 뿐 아니라, 그 기록을 통해 사회 곳곳에서 소리 없이 희망의 씨앗을 뿌려온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소중하다.  

 

저자 소개: 조이여울

저널리스트. 20대부터 페미니즘과 사회운동에 대한 논쟁적인 오피니언 리더로 활동해오다 2003년 미디어 <일다>를 창간하였다.
왜곡되거나 날조된 사회적 사건을 재조명하고 은폐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발굴하는 글을 다수 발표함으로써, 주류 저널리즘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며 언론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여성주의 저널리즘, 평화 저널리즘을 교육하는 미디어운동가이기도 하다.
 

차례

여는 글 성찰하는 사람의 글은 따뜻하다 

1장. 기획모든 문제에는 해결의 열쇠가 있다

“우리는 보복이 아닌 회복을 원한다”
-살인피해자 가족이 말하는 사형제와 진정한 치유

스무 살 임씨의 일기장, 그슬린 진실
-섹스산업의 호황 속에 거래되는 여성의 몸

평등하게 일하고 싶다
-노동의 성별 분리와 차별에 대한 보고서

너무 젊지도, 너무 늙지도 말라?
-나이주의, 고용시장을 움직이는 이상한 법칙

‘또 하나의’ 사람, 트랜스젠더
-성 염색체에 갇히지 않는 인간의 다양성에 대하여
 

2장. 인터뷰그들 스스로 말하게 하라

길 위에서 길을 묻다
-야생동물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황윤 감독

“한국은 잘사는데, 왜 아이를 포기하는 거죠?”
-한국입양아의 아버지 리처드 보아스, 미혼모 인권을 말하다

핵 없는 미래, 정치 패러다임 변화에 달렸다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박진희 소장에게 듣는 ‘녹색정치’의 가능성

“성폭력을 둘러싼 ‘시선’이 변해야 해요”
-생존자 너울이 말하는 아동성폭력의 특성과 후유증

‘오래된 미래’를 심는 사람
-토종씨앗 지키기 운동의 싹 틔운 농부 한영미
 

3장. 발굴 ▶ 숨은 그림, 혹은 은폐된 의미 찾기

이름 없는 수많은 ‘유관순들’을 기억하라
-10대 여성과 기생들이 주도한 3·1운동의 의미를 되새기며

묻힌 해녀 정신 ‘캔다’
-우리가 몰랐던 해녀공동체의 역사와 삶

여성의 몸은 어떻게 생체실험 대상으로 전락했나
-황우석 사태의 진실을 파헤치다 

4장. 언론비평 ▶ 진실은 어떻게 왜곡되고 가려지는가 

► 뉴스는 포르노다?

특종이란 무엇인가/ 언론이 좋아하는 ‘전문가’/ 신문 기사에서 ‘장애인 찾기’/ 성폭력 보도, 누구의 시선을 대변하나 / 사실 왜곡 일순위는 ‘동성애’/ 어머님의 눈물 보여주려 했다? / 버지니아공대 총기 참사와 한국 언론 / 환경비용 고려하지 않는 ‘그들만의’ 계산법 / 언론이 만든 전쟁은 거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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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역 유흥업소 여성 7인의 죽음…‘성 산업’의 실체와 접대문화

일다와 함께 2011. 4. 8. 12:24
유흥업소 여성들의 죽음과 관련한 보도를 준비하다가 이틀전 악몽을 꾸었다. 내 마음 속에 그토록 무섭고 잔인한 심상이 있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아 하루를 멍하게 보냈다...
각 사건에 대해 형사적, 행정적 해결을 하는 것은 정부가 할 일이고, 다만 사람들이 함께 슬퍼하고 현재진행형인 문제에 대해 공동의 책임을 나누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사를 썼다...


잇단 유흥업소 여성 자살과 ‘성 구매자’

포항 대책위, 더 이상의 희생 안돼…핫라인 개통 
 
지난 3월 24일 포항시 남구 상대동의 한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27세 여성이 원룸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작년 7월 초, 나흘간 세 명의 여성들이 연달아 자살한 바로 그 지역이다. 올해 1월에도 대잠동에서 23세 여성이 자살해, 인근 경주까지 포함해 <포항지역 유흥업소여성 자살사건>은 연이어 7건이 줄을 잇고 있다.
 
자살의 이유로 밝혀진 것은 사채, 선불금, 빚 보증 문제에 얽힌 불법행위, 사채업자와 업소 주인의 협박, 성매매 강요, 폭언, 모욕, 괴롭힘 등이다. 이중 어떤 이유가 더 결정적이었는가는 사건에 따라 다르지만, 분명한 것은 7명의 젊은 여성들이 ‘성 산업’의 착취구조에 시달리다 희생되었다는 점이다.
 
일곱 여성들의 죽음이 말해주는 ‘성 산업’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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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산업 착취구조로 목숨을 잃은 여성들을 위한 추모제 (2010년 7월 25일) ©포항 유흥업소 성산업 착취구조 해체를 위한 대책위원회

이번 사건의 경우, 죽은 여성은 업주로부터 받은 모욕과 성매매 강요 등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겼다.
 
이처럼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출구를 찾지 못한 채 주검이 되어 실려나가자, 포항뿐 아니라 전국의 63개 여성단체들이 대책위원회를 발족해 대응활동에 들어갔다.
 
<포항 유흥업소 성산업 착취구조 해체를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포항 대책위’)는 3월 30일 발족과 더불어, 고인이 된 여성이 일했던 유흥업소 앞에서 추모제를 열었다.
 
“나는 알고 있습니다. 힘든 선택으로 그 길에 들어선 순간 차마 되돌릴 수 없는 그 순간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반복되는 사채고리와 업주들의 횡포 속에 더 이상 내 삶이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앞으로 더 살아가야 할 이유도 희망도 없는 삶. 그 악순환을 끊는 것이 죽음뿐이라는 사실이 원망스럽고 애통합니다.”
 
추모제에서는 脫성매매 여성들의 자조모임인 ‘뭉치’에서 작성한 추모의 글이 낭독되었다. 티켓다방, 집결지, 룸살롱 등을 전전하며 성매매를 경험한 당사자들은, 자살을 택한 여성들의 죽음이 남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화려한 간판 뒤 소리없는 절규, 언제까지 외면할 건가
 
성매매는 불법 행위이므로 여성의 성을 매개로 한 ‘선불금’은 “갚을 필요가 없다”는 판결이 나오고 법적으로 여성들이 구제를 받게 되자, 유흥업소 업주들은 갖은 편법을 도모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성들에게 직접 사채를 쓰게 하고, 연대보증을 서게 하여 도망가지 못하게 서로를 감시하도록 만드는 등 꼼짝달싹 못하게 옥죄는 것이다.
 
여성들은 돈을 벌어 빚을 갚으려 하지만 엄청난 사채 이자를 감당하기 어렵고, 유흥업소 측에서 불법적이고 자의적으로 정한 운영방식에 따라 자기 몫의 이윤을 챙기기도 쉽지 않은 형편이다. 그래서 많은 여성들이 이 업소에서 저 업소로 팔리고 또 팔리면서 ‘성 산업의 덫’을 빠져 나오지 못한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7명의 여성들은 깊은 절망에 빠진 채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까지 이른 것이다.
 
‘포항 대책위’는 이들 여성의 죽음을 “여성인권과 관련한 중대한 사건”으로 바라볼 것을 당부하고 있다. 4월 6일 <포항 유흥업소 성산업 착취구조 해체를 위한 공동행동의 날> 행사에서는 결의문을 통해, “주변에 널려 있는 홍보 광고물”과 “화려한 성 산업의 그늘”에 가려진 “여성들의 절규를 더 이상 외면해선 안 된다”고 호소했다.
 
포항 대책위는 포항시 측에 “업소들의 영업 방식과 운영 행태”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과 행정 조치를 촉구했다. 또한 경찰과 검찰 측에도 사채업자뿐 아니라, 유흥업소 업주, 그리고 배후에 있는 유흥가 “조직”의 실상을 드러내어 성 산업의 착취고리를 밝혀낼 것을 요구하고 있다.
 
비밀보장 ‘핫라인’ 통해 빚, 건강문제 지원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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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에는 포항지역 “유흥업소에 관한 모든 것”을 제보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심리 상담과 빚 관련 법률지원, 건강 문제에 대한 의료지원을 아낌없이 해주는 365일 ‘핫라인’ 010-2811-0365이 개통됐다.
 
신박진영 ‘포항 대책위’ 정책위원장은 “(죽은) 여성들이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없다고 믿었기에 자살을 택한 것”이라며, ‘핫라인’을 개설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핫라인’은 대구여성인권센터, 부산 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 등 이미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여성들에게 상담과 의료, 법적 지원을 해 온 전문기관들이 연계해있어, 이용자들은 다각도로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신박진영 정책위원장은 “(유흥업소 종사자들이) 정말 무료로 도와줄까? 하며 의심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정보가 국가에 기록될 거라는 업주의 거짓말을 믿기도 한다. 또 이 사람들(업주)을 배신하면 살아남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을 갖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지금까지 상담 요청이 온 사례들은 거의 대부분 법적 문제를 해결했고, 비밀이 보장된다”고 강조했다.
 
기업 접대문화, ‘성 구매자’ 인식 바뀌어야
 
젊은 여성들의 생명까지 앗아가는 ‘성 산업의 착취구조’에 대해, 여성단체들이 책임을 묻고 있는 대상은 업주와 배후의 조직, 사채업자, 행정당국 등에 제한되지 않는다.
 
신현정 포항여성회 활동가는 “전체적인 성 산업의 문제가 아니겠는가. 구매자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사건이 발생한 포항 상도동, 대잠동 일대는 룸살롱, 클럽 등 100여 곳이 밀집해있는 지역이다. 하루에도 수많은 양복 입은 ‘성 구매자’들이 오가는 곳. 특히 기업의 접대행위가 이루어지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신현정씨는 유흥업소 여성들의 잇단 죽음은 “돈이 사람보다 위에 있는 사회, 뭐든 살 수 있는 사회”가 낳은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는 “성 산업의 착취고리를 끊으려면 구매자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그 안에서 인권유린이 일어나고 있음을, 불법성을 가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포항 대책위원회’는 “여성의 몸을 이용하는 기업의 접대행위”를 규탄하는 한편, “우리 사회의 성문화를 바꾸어 나가는 일”에 사회구성원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함께 노력하자고 호소하고 있다. 

<일다> 2011년 4월 8일에 실림 http://www.ildaro.com/sub_read.html?uid=5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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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장자연씨의 죽음 앞에서- 2009년 3월 일다 시론

일다와 함께 2011. 3. 9. 21:17

‘성상납’이 아니라 인신매매다
[시론] 故 장자연씨의 억울한 죽음 앞에서 (조이여울/ 2009년 3월 18일) 
 
가끔씩 한국사회가 정말 민주주의 사회이고, 여성운동의 발전과 함께 여성의 권리가 빠르게 신장된 사회가 맞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故 장자연씨의 죽음에 얽힌 사건들도 이러한 의문을 갖게 만듭니다.
 
왜 아직도 대한민국의 ‘어떤 여성’들은 노예와 다를 바 없는 처지에 놓인 채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짓밟힌 채 살아가고, 죽음으로써야 그 사실이 수면위로 올라오게 되는 것일까요. 장자연씨의 죽음은 너무나 가슴 아픈 일입니다.
 
성적 착취구조, 대상이 아닌 ‘고리’를 끊으려면
 
소속사 대표로부터 술자리에 나가고 접대를 하도록 강요를 받았고 폭행을 당했다는 등의 내용이 적힌 문건이 장자연씨 자필로 확인되었습니다.
 
연예인을 사이에 두고 매니지먼트사와 일명 ‘리스트’에 해당하는 거물급 인사들 간의 거래관계에 대해, 흔히 ‘성상납’이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용어는 현실을 잘 드러내주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불공정한 계약관계 속에 묶여있는 연예인들의 위치를 고려한다면, ‘성상납’이 아니라 성적 착취이며 ‘인신매매’라는 용어가 더 적절합니다.
 
이 개념을 분명히 해야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성적인 폭력의 문제에 대해선 여전히 사회적으로 피해를 입은 쪽이 오히려 비난을 받게 되기 일쑤입니다. 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자신이 겪은 일에 대해 침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성상납’이라는 개념과 심지어 ‘공생관계’라는 인식 속에서, 연예인들의 지위와 이미지는 더욱 하락하게 되고 그만큼 성적인 폭력에 취약해지게 됩니다. 이 사건이 ‘연예계의 더러운 뒷사정’ 정도로 치부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둘째, 가해자 혹은 가해집단이 피해자의 생존권을 쥐고 있을 경우, 인권침해를 당하는 당사자들은 사실을 이야기하고 도움을 요청할 수 없게 됩니다.
 
일례로, 지난 해 KBS가 충격적인 ‘스포츠 성폭력의 실태’를 보도함으로써, 이후 국가인권위원회가 실태조사에 착수했지만 선뜻 피해를 고발하는 학생이나 학부모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가해자가 학생의 목줄을 쥐고 있거나, 가해자를 두둔하는 집단이 학생의 장래를 좌지우지할 사람들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연예 매니지먼트사로부터 성적 착취를 당하는 연예인들은 사회의 모욕적인 시선으로부터도 자유롭지 않고, 무엇보다 자신의 생존권을 위협받기 때문에, 당사자들이 스스로 검은 고리를 증언하고 끊어낸다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로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매니지먼트 관련 계약의 인신매매 성격과 성매매의 구조를 명확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무원 비리 척결하듯 정부가 조치 마련해야
 
우리는 이런 끔찍한 일들이 더 이상 동종업계의 ‘관행’이라고 이야기되지 않는 사회를 바랍니다.
 
유력 인사들의 ‘리스트’가 거론되면서, 한 켠에선 이번에도 유야무야 넘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깊습니다. 그것은 당연히 경찰과 검찰, 정부에 대한 신뢰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장자연씨가 직접 쓴 문서라는 것이 확인된 이상, 장씨가 문건을 쓰게 된 이유와는 별도로 연예 매니지먼트를 둘러싼 잔혹한 범죄에 대해 경찰은 수사를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불공정 계약에 따른 인신매매의 구조, 성적인 착취와 매수의 관행을 깨기 위해서는 그 수요와 공급을 결정하는 위치에 있는 자들, 매니지먼트 사와 방송과 언론, 대기업에 얽힌 고리를 낱낱이 파헤치고 법과 제도로 엄정하게 다루어야 할 것입니다.
 
그것에 그칠 문제도 아닙니다. 방송시장에서 연예인, 그것도 신인여자연예인의 위치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파악하고 있다면, 약자의 입장을 배려한 ‘적극적인 조치’가 절실해 보입니다. 공무원 비리를 척결하듯 국가가 나서야 할 문제라는 것입니다.
 
처벌과 단속 이상의 적극적인 조치는 바로 예방책을 만드는 것입니다.
 
연예 매니지먼트의 공정하지 않은 계약관계는 그 자체로 연예인에 대해, 특히 여성연예인에 대해 인권침해를 가져옵니다. 절대로 시장에 맡겨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주인-노예로 비유되는 연예인과 소속사와의 현 권력관계를 합법적인 중개사와의 관계나 일반 회사의 노무관계 수준으로 맞추어야 할 것입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인간의 존엄성을 위협받지 않아도 되는 사회, 공정하지 않은 거래를 용납하지 않는 사회, 성적인 착취가 공생관계로 미화되지 않는 사회, 수사기관이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는 사회를 꿈꾸며, 이제 고인이 된 장자연씨의 명복을 빕니다.   일다 2009년 3월 18일 보도 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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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장자연씨의 억울한 죽음 앞에서

일다와 함께 2009. 3. 18. 06:04

‘성상납’이 아니라 인신매매다 
 
가끔씩 한국사회가 정말 민주주의 사회이고, 여성운동의 발전과 함께 여성의 권리가 빠르게 신장된 사회가 맞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故 장자연씨의 죽음에 얽힌 사건들도 이러한 의문을 갖게 만듭니다.
 
왜 아직도 대한민국의 ‘어떤 여성’들은 노예와 다를 바 없는 처지에 놓인 채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짓밟힌 채 살아가고, 죽음으로써야 그 사실이 수면위로 올라오게 되는 것일까요. 장자연씨의 죽음은 너무나 가슴 아픈 일입니다.
 
성적 착취구조, 대상이 아닌 ‘고리’를 끊으려면

 
소속사 대표로부터 술자리에 나가고 접대를 하도록 강요를 받았고 폭행을 당했다는 등의 내용이 적힌 문건이 장자연씨 자필로 확인되었습니다.
 
연예인을 사이에 두고 매니지먼트사와 일명 ‘리스트’에 해당하는 거물급 인사들 간의 거래관계에 대해, 흔히 ‘성상납’이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용어는 현실을 잘 드러내주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불공정한 계약관계 속에 묶여있는 연예인들의 위치를 고려한다면, ‘성상납’이 아니라 성적 착취이며 ‘인신매매’라는 용어가 더 적절합니다.
 
이 개념을 분명히 해야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성적인 폭력의 문제에 대해선 여전히 사회적으로 피해를 입은 쪽이 오히려 비난을 받게 되기 일쑤입니다. 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자신이 겪은 일에 대해 침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성상납’이라는 개념과 심지어 ‘공생관계’라는 인식 속에서, 연예인들의 지위와 이미지는 더욱 하락하게 되고 그만큼 성적인 폭력에 취약해지게 됩니다. 이 사건이 ‘연예계의 더러운 뒷사정’ 정도로 치부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둘째, 가해자 혹은 가해집단이 피해자의 생존권을 쥐고 있을 경우, 인권침해를 당하는 당사자들은 사실을 이야기하고 도움을 요청할 수 없게 됩니다.
 
일례로, 지난 해 KBS가 충격적인 ‘스포츠 성폭력의 실태’를 보도함으로써, 이후 국가인권위원회가 실태조사에 착수했지만 선뜻 피해를 고발하는 학생이나 학부모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가해자가 학생의 목줄을 쥐고 있거나, 가해자를 두둔하는 집단이 학생의 장래를 좌지우지할 사람들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연예 매니지먼트사로부터 성적 착취를 당하는 연예인들은 사회의 모욕적인 시선으로부터도 자유롭지 않고, 무엇보다 자신의 생존권을 위협받기 때문에, 당사자들이 스스로 검은 고리를 증언하고 끊어낸다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로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매니지먼트 관련 계약의 인신매매 성격과 성매매의 구조를 명확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무원 비리 척결하듯 정부가 조치 마련해야
 
우리는 이런 끔찍한 일들이 더 이상 동종업계의 ‘관행’이라고 이야기되지 않는 사회를 바랍니다.
 
유력 인사들의 ‘리스트’가 거론되면서, 한 켠에선 이번에도 유야무야 넘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깊습니다. 그것은 당연히 경찰과 검찰, 정부에 대한 신뢰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장자연씨가 직접 쓴 문서라는 것이 확인된 이상, 장씨가 문건을 쓰게 된 이유와는 별도로 연예 매니지먼트를 둘러싼 잔혹한 범죄에 대해 경찰은 수사를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불공정 계약에 따른 인신매매의 구조, 성적인 착취와 매수의 관행을 깨기 위해서는 그 수요와 공급을 결정하는 위치에 있는 자들, 매니지먼트 사와 방송과 언론, 대기업에 얽힌 고리를 낱낱이 파헤치고 법과 제도로 엄정하게 다루어야 할 것입니다.
 
그것에 그칠 문제도 아닙니다. 방송시장에서 연예인, 그것도 신인여자연예인의 위치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파악하고 있다면, 약자의 입장을 배려한 ‘적극적인 조치’가 절실해 보입니다. 공무원 비리를 척결하듯 국가가 나서야 할 문제라는 것입니다.
 
처벌과 단속 이상의 적극적인 조치는 바로 예방책을 만드는 것입니다.
 
연예 매니지먼트의 공정하지 않은 계약관계는 그 자체로 연예인에 대해, 특히 여성연예인에 대해 인권침해를 가져옵니다. 절대로 시장에 맡겨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주인-노예로 비유되는 연예인과 소속사와의 현 권력관계를 합법적인 중개사와의 관계나 일반 회사의 노무관계 수준으로 맞추어야 할 것입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인간의 존엄성을 위협받지 않아도 되는 사회, 공정하지 않은 거래를 용납하지 않는 사회, 성적인 착취가 공생관계로 미화되지 않는 사회, 수사기관이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는 사회를 꿈꾸며, 이제 고인이 된 장자연씨의 명복을 빕니다.
 

[여성주의 저널 일다] 조이여울 
2009/03/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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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hetree 2009.03.19 15:17 Modify/Delete Reply

    아..인신매매라.. 정말 충격입니다...날카로운 지적이십니다..

    • cognate 2009.03.20 14:41 Modify/Delete

      오늘 유가족들이 성매매특별법 위반 등의 혐의로 문건에 거론된 인사들을 경찰에 고소했다는 소식을 들으며, 마음이 울컥하더군요. 유가족들도 얼마나 힘들까 싶구요. 지금은 누구보다도 장자연씨의 죽음에 대해 함께 가슴 아파해줄 사람들이 필요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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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은 더 주체적이 되었나

일다와 함께 2008. 5. 9. 00:04
여성들은 더 주체적이 되었나
[5주년 특별기획] 여성주의 시대진단①
 
 
10년 전, 20년 전과 비교했을 때 한국사회의 성차별 구조와 통념은 상당히 감소했다고 볼 수 있다. 여성들은 권리의식을 키우며 당당하고 공평하게 살아가길 원했고, 호주제를 비롯한 가부장제의 잔재들을 없애거나 시정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일상적인 차별에도 저항했다. 여성의 사회참여의식은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분명 사회 현상적으로는 변화나 뚜렷이 나타나는 흐름들이 관찰되고 있다. 그렇다면 여성 개개인의 삶은 어떠한가, 여성들은 이전보다 더 주체적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는가. 여성들은 스스로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의 다른 여성들이 보다 주체적이고 독립적으로 변했다고 생각할까. <일다>에서 ‘여성주의 시대진단’을 기획하며 가장 먼저 떠오른 질문이다. 물론 여성들은 이전의 남존여비 사회와 비교했을 때, 보다 주체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해야 정답일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렇지 못한 현상들도 보인다.
 
성형 요구하는 사회, 명품 요구하는 사회
 
“20대 남녀의 사랑과 섹스에 대한 생각을 보면, 여자들이 확실히 주도적이 되었구나 하는 걸 느껴요. 주체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죠. 섹스에 대해서도 예전에는 남자들이 원하기 때문에 준다는 식으로 끌려 다니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젠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즐긴다는 거죠.”
 
대학에서 ‘성과 인간관계’ 수업을 하고 있는 배정원(연세성건강센터 소장)씨는 젊은 여성들의 성에 대한 가치관과 태도가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고 평한다. 성에 대해 금기시하거나 은폐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며, 성행위를 할 때에도 보다 주체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곧 배정원씨는 여성들이 “도구화되고 있고, 자존감을 갖기 어렵다”는 상반된 이야기를 했다. 그 이유는 ‘명품으로 치장한 미모의 모델’을 내세우는 매스미디어들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성형수술을 하고 명품이 있어야 하는 거예요.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은 없고, 물건에 기대고 외모에 기대는 것은 자아존중감의 문제가 있는 거죠.”
 
외모지상주의에 물신주의가 팽배한 한국 사회에서 이러한 현상은 “갈수록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매체가 주는 이미지 모델이 턱도 없이 기가 막힌 거라서, 그런데 너무 이른 시기에 자연스럽게 주입시키다 보니 (개개인이) 그러한 기준에도 흔들리지 않는 자기만의 내공을 쌓기란 어려운 일이죠.”
 
특히 사회에 성을 사고 파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성적인 주체성이나 평등과는 거리가 먼 현상이다. 배정원씨는 성의식이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남자들은 여전히 성 구매 행위를 하고 있고, 자신이 원하는 소비를 하기 위해 어린 여성들이 몸을 상품으로 내놓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성 산업으로 빠져드는 십대들을 보면, 우리 사회가 조직적으로 (성 산업에) 걸려들게 하는 위험요소가 많은데 경험이 부족해서 그게 어떤 건지 잘 모르는 거예요. 한 번 발을 들여놓았다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되는 거죠.”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인가?
 
임상심리사 최현정(주디스 허먼 저 <트라우마> 역자)씨도 한국사회에서 여성들이 자아존중감을 갖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자아존중감이란 무엇일까. “스스로를 생각했을 때 내가 가치가 있다,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해도 어떤 실패 경험이 있어도 나는 이러한 사람이야, 하고 자기 자신을 돌보거나 추스르는 것이죠. 사람들은 자신에 대한 개념이 다양한 부분으로 나뉘어 있어서, 한쪽 측면에서 타격을 받더라도 다른 측면이 있기 때문에 자기 가치를 유지하죠. 그것이 자아존중감이 있는 것입니다.”
 
최현정씨는 사람의 다양한 측면 중에서 “한쪽의 특정영역을 강조하게 되면” 자아존중감이 무너질 수 있다고 말한다. 여성의 정체성을 사회가 다양하게 정의해주고 다양한 모습들을 인정해주어야 하는데, “외모와 같이 눈에 보이는 가치만 부각시키니까, 개인들은 자기 가치를 지키기가 어려워 진다”는 설명이다.
 
남녀 불문하고 “갈수록 완벽한 상을 추구”하는 사회가 갖는 해악성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사람은 모두 열등하거나 잘난 면이 있잖아요. 기쁜 감정이 있으면, 슬픈 감정도 있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미운 사람도 있고. 그런데 자기 단점은 다 숨기려 하고 오로지 잘난 모습만 보이려는 거예요. 감추고 피할수록 더 악화되거든요. 사회가 전반적으로 자연스럽지가 않고 인위적인 모습이죠.”
 
특히 ‘여자는 어떠해야 한다’는 사회적인 요구가 커질수록 여성들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존중 받지 못하고 스스로도 자아존중감을 갖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이전보다 오히려 스테레오타입이 더 추가가 되고 있죠. 예쁘고, 착하고, 애도 잘 키우는 수퍼우먼이 되어야 하는 거예요.”
 
현모양처가 꿈이 아니었는데…
 
초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딸을 키우는 함수연(교육문제 관련 자유기고가)씨는 최근 이명박 정부가 내놓은 교육정책에 분노하며 모두가 괴로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다른 사람들처럼 아이를 사교육 시장에 맡겨야 하는 건지, 해왔던 대로 살아도 괜찮은 건지 하루에도 수십 번 갈등을 겪고 있다 했다.
 
남편의 지위와 아이의 성적에 자신을 대입시키며 대리만족을 하던 여성들의 모습에서 지금 현재는 얼마나 더 나아져가고 있는지, 여성들이 주체적으로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 함수연씨는 “엄마들에게는 자기 생활이 없다”고 말한다.
 
“옛날 부모들은 제때 먹이고 입히는 게 과제였는데, 지금은 완벽하게 키우려고 몰아치는 거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뭔가 뒤쳐지는 느낌을 받고, 뒤쳐지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아요. 자기 아이가 평균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하버드 보내라는 양육서가 판 치는 세상에서 과연 그 ‘평균’이라는 게 어떤 것이겠어요?”
 
함수연씨는 여성들이 결코 행복하지 않은, 공포스러운 사회적 분위기 속에 떠밀리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그러한 분위기에 일조하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 때만 해도 현모양처 되겠다는 사람 한 명도 없었어요. 그런데 사회에 나가보니 성차별도 경험하고 자신이 원하는 모습대로 되지 않았잖아요. 결과적으로는 현모양처가 될 수밖에 없는 거죠. 그것에 대한 좌절감이 있어서, 애한테 투영하고 집착하는 것 같아요.”
 
자식의 과제를 대신해 줄뿐 아니라 다 큰 아이 입에 밥을 떠먹여주고, 아이들끼리 놀다가 다툼이 있으면 끼어들어서 대신 싸우고, 자식의 인생이 곧 자기의 인생이라고 여기는 어머니들이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 게다가 요즘 세상은 너무 무서워져서 “아이를 혼자 둘 수 없으니까, 엄마가 더 붙어 다니게 된다”고 한다.
 
“요즘은 집안에만 있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전업주부라 해도 아르바이트 하나씩 하구요. 하지만 기혼여성들의 주된 관심사는 집값과 아이들 교육이에요. 이번 선거결과를 보면 알 수 있잖아요. 자기 아이, 자기 가족, 우리의 재산증식밖에는 없는 것 같아요. 너무 여유가 없는 삶이죠.”
 
‘가족해체론’ 급부상 이면에 가족주의 더욱 강화돼
 
겉잡을 수 없는 사교육 열풍에 대해, 여성학자 조주은(<현대 가족 이야기>의 저자)씨는 ‘무한경쟁 시대 가족의 생존전략’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이제 가족들이 자신들이 일하지 않는 노년의 삶을 개별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죠. 사람들이 오래 사니까, 자식들한테 물려줄 금융자산이 별로 없잖아요. 그러니까 젊었을 때 한 푼이라도 돈을 벌 때 아이의 사교육에 투자하는 것이 결국 가족에 대한 생존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 거죠.”
 
한국사회는 최근 이혼가정, 미혼모 가정, 결혼하지 않거나 아이를 낳지 않고 사는 사람들, 동성애자 공동체, 경제공동체 등 다양한 가족담론이 급부상했다. 가부장제에 반대하고 다양성을 존중하고자 하는 여성주의 진영에서도 한국의 뿌리깊은 ‘정상가족 이데올로기’와 가족주의를 벗어나 다른 인간관계를 꿈꾸는 시도들은 중요하게 다뤄져 왔다.
 
그러나 다른 한쪽에서 ‘정상가족’을 중심으로 한 가족주의는 오히려 더 강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가족해체를 이야기하지만, 여전히 ‘정상가정’들이 있잖아요. 그들의 연대가 더욱 공고해진다고 할까요. 자녀교육을 중심으로 뭉치고 있어요.”
 
경쟁을 부추기면서 구성원들에게 안전 망을 구축해주지 않는 사회가 큰 몫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무한경쟁 사회로 접어들면서 평생직장 개념도 깨지고, 사회의 공적 서비스가 점점 더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그러니 상류층이 아니고는 여성들이 현재가 없고 미래를 바라볼 수밖에 없는데, 자신의 미래는 보이지 않고 결국 자식을 통해 비전을 보려 한다는 거죠.”
 
자신을 알고 삶을 꿈꾸기 이전에 요구 받는 것
 
‘평등’이라는 개념이 법과 제도에 반영되어가고 ‘여성주의’가 사회에 일정 정도는 영향력을 가지게 된 지금의 시대, 그러나 사람들은 지금의 시대를 다른 무엇보다 ‘돈’이 상징이 된 시대라고 말한다. 이 시대에서 여성들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몇 가지 현상들을 토대로 점검해보았다.
 
여성들은 여전히 사회로부터 특정한 모습과 특정한 삶의 형태를 강요 받고 있다. 가녀린 몸매와 볼륨 있는 가슴, 큰 키와 작은 얼굴, 투명하고 어려 보이는 피부 등 외적으로 요구되는 기준은 보다 구체적이고 까다로워졌다. 살이 찌면 안 되고, 코가 낮아선 안 되며, 나이가 들어서도 안 되는 기이한 수준이다.
 
무한경쟁에 내몰렸지만 결코 공정하지 않은 노동시장에서, 여성들은 당당하게 남성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커리어 우먼’이면서 좋은 여자친구, 기특한 며느리, 무엇보다 자식 잘 키우는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기대 받고 있다. 그러니 여성들은 만족보다는 좌절을 더 많이 맛볼 수밖에 없다. 자신의 어떤 부분에 대해 자신감을 갖기보다는 사회적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열등감을 더 많이 갖게 된다.
 
이 시대, 과연 여성들은 자신의 의지로 자신에게 맞는 삶을 선택하고 만들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 자기존엄성과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지금 여성들의 삶은 주체적인가.
 
여성주의가 여성들의 삶, 나아가 모든 사회구성원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면, 지금 여성들이 주체적으로 살아가고 있는가를 묻고 과연 우리가 원하는 삶은 무엇이었나를 다시금 상기시켜보는 일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앞으로 우리 사회와 여성 개개인들, 그리고 여성운동이 관심을 가지고 해결해야 할 과제를 찾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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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1 [11:04] ⓒ www.ilda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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