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07.05 여유가 없는 삶, 불안한 여성들
  2. 2008.05.23 노동시장, 여성의 지위 어떻게 변했나

여유가 없는 삶, 불안한 여성들

일다와 함께 2008. 7. 5. 04:47
여유가 없는 삶, 불안한 여성들
[5주년 특별기획] 여성주의 시대진단③
 

“상대적 박탈감을 많이 느껴요. 갑자기 외제차가 많아지고, 집들은 너무 많이 들어서는데 정작 그 중에 내가 구할 집은 없다는 것이.”

 
상류층 보며 박탈감, 빈곤층 보며 불안감
 
경기도 남양주에 사는 노정화(34)씨는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남편은 개인사업자로 맞벌이를 해 6년간 6천만 원을 모았다. 결혼할 당시 4천만 원 전세자금을 가지고 살림을 꾸렸는데, 지금 1억이 된 것이다. 꽤 많은 돈을 모았지만, 여유롭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고 했다. 내 집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버는 것보다 집값은 더 올라가니까” 전전긍긍하게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빈부격차가 갈수록 커지면서 “돈이 너무 많은 사람들”의 소비문화를 보면 더욱 위화감을 느낀다고 한다. “열심히 일하고 여행도 제대로 못해 봤고 사치나 명품은 꿈도 못 꾸고 살아왔는데, 왜 우리는 이렇게 힘들게 살까 하는 박탈감이 들죠. 돈 걱정 안 하는 사람들은 부모 잘 만나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상류층도 커지고 그만큼 빈곤층도 커지는 것 같아요.”
 
노정화씨가 자신의 미래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은 적금 월 10만원과 55세 만기인 건강보험뿐이다. 그는 노후를 위해선 “집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면서, 몇 년 내에 빚을 얻어서라도 내 집을 장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집 한 칸에 의지해서 65세 이후에 역모기지론(주택연금)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길 기대한다면서.
 
집값 뛰고 양육부담 큰데 안전망은 없으니
 
과천에 사는 정경아(39)씨는 두 아이를 키우는 만화가로, 남편도 출판관련 업종에서 일하는 자영업자다. 몇 년 전에 대출을 받아 살 집을 지었고, 세를 내주어 대출금을 갚으며 생활하고 있다.
 
정씨는 자신에게 자산이라고는 “창작능력”밖에 없고, 국민연금을 낼 형편도 아니며, 적금 하나 없는 상황이라, 사교육이라든지 노후준비는 생각 못하고 있다고 했다. 대책이라고 한다면 낙관적인 마음가짐뿐이라고.
 
그런데 최근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면서 조금 불안감이 생겼다. 정경아씨는 다른 부모들과 만나게 될 때면 온통 “집값” 이야기와 교육에 대한 “투자” 이야기밖에 안 나온다고 말했다. “어마어마한 사교육비 지출은 물론이고, 자식 결혼 시키려면 집 한 채는 마련해줘야 한다고들 얘기하는데, 모두가 다 그렇게 하니까 마치 상식처럼 되어버린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사실상 집값이 너무 비싸다 보니, 자녀의 입장에선 부모가 목돈을 대주지 않으면 웬만한 월급으로는 전세자금 마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긴 하다.
 
“집값이 비정상적으로 일부 지역들이 엄청난데도, 천정부지로 뛰는 것을 당연하다는 듯 받아들이는 사회가 된 것 같아요. 자산가치가 점점 올라가는 집을 갖는 것이 사람들에게 잘 살아가고 있다는 확신을 주는 거죠. 그런 게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닌데.”
 
“강부자” 정치는 안돼…집은 거주를 위한 것
 
▲ 출처-1가구1주택 국민운동 캠페인     © 1house.eco.or.kr
우리 사회의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집값을 둘러싸고 부동산투기와 관련이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주택보급률은 100%를 넘어서고 있는데, 집을 갖지 못한 사람들은 절반에 달한다.

 
영구임대주택 단지들이 들어서있는 군포에서 시의원을 지낸 김영숙(군포여성민우회 대표)씨는 여기에 대해 “한국사회의 부자문화는 다름 아닌 남의 것을 빼앗는 것 아닌가” 라고 비판한다. 여러 개의 부동산으로 돈을 증식해 온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살 공간을 차지하고서, 깨끗하지 못한 돈을 버는 것이라는 얘기다.
 
김영숙씨는 “사회에 환원할 자격도 없는 돈”을 버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리고 “강부자” 내각을 비롯해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부동산투기꾼들이니, “어떻게 그 사람들에게서 자신들이 취한 이익을 내놓는 정책이 나오랴” 라고 반문했다.
 
사회적으로 집값 거품을 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고 이명박 정부도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겠다고 공언했지만, 과연 실효성이 있는 정책이 실시될지, 집값이 떨어지는 날이 곧 올 것인지에 대해선 많은 이들이 회의적이다.
 
전국적으로 불어 닥친 재개발 열풍과 지난 총선의 결과를 보았을 때, 위정자들만의 문제라고만 볼 수도 없는 현실이다. 만화가 정경아씨는 “책을 내는 일도 (돈이 목적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 것이 본질적인 목적이듯” 집도 자산증식이 아니라 사람이 거주를 할 목적이라는 것이 상식으로 자리잡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일해도 가난한 중년여성들 ‘앞날 공포스러워’

 
나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 중년여성들이 느끼는 불안은 한층 더하다. 특히 연금은 물론 퇴직금도 받지 못하는 비정규직 여성들, 그 중에서도 양육과 생계를 홀로 책임져 온 싱글맘을 비롯한 여성가장들은 노년 시기의 생계와 안전을 보장해 줄 “안전망이 없다.”
 
한부모운동을 하며 많은 싱글맘들과 만나온 한혜규(가족상담사)씨는 “50대 이상이 된 가난한 한부모 여성들의 삶은 가장 힘든 것 같다”고 말한다. “번 돈은 아이들 키우느라 다 썼고, 건강은 나빠진 상태에서 아직도 노동을 해야만 하죠. 심한 노동을 하기엔 기운도 없고, 음식점이나 파출부로도 선호하지 않아요. 나이 들수록 상황이 나빠져가기 때문에, 우울해하는 분이 많습니다.”
 
한혜규씨는 “노후에 어느 정도 수입이 있고, 연금이 나오고, 몸이 아플 때 보험이 되는, 그런 보장이 있다면 이 순간을 견디겠지만” 그렇지 못하니 “노후엔 어떡하지 하는 공포가 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 공포 때문에, 이혼한 부부가 오로지 경제적인 이유만으로 재결합하는 경우도 종종 본다고 했다. 바꿔 말하면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이혼하지 못하는 부부가 많다는 이야기다.
 
한씨는 “최소한 한 개인이 하나의 연금(1인 1연금)을 받을 수는 있어야 하지 않겠냐” 라고 말하면서, “의료보험 혜택도 모두에게 제공되어야 하고, 민영화되어선 절대로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연금제도, 보편적인 사회보장책이 되어달라

 
▲ 국민연금관리공단 홈페이지     © www.nps.or.kr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서임희(60)씨도 연금과 보험제도에 대해서 할 말이 많다. 서씨는 현재 작은 음식점에서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다. 나이 들어 관절염이 생기면서 통증 때문에 음식점 일을 하기 불편해졌지만, 일을 그만둔다는 건 생각도 못해봤다고 한다. 물가는 오르는데, 노부부가 생계를 유지하려면 두 사람이 계속해서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이다.

 
“(정규직)직장 있고 잘 사는 사람들이 국민연금도 가입하고 보험도 들고, 나한테는 해당사항이 없지. 자산도 많은 사람들이 보장도 많이 받잖아요. 연금제도가 다 잘사는 사람들만 좋으라고 있어요. (개인)연금 들고 싶어도, 우리 같은 사람들은 그런 여유가 없어요. 한 달에 20만원도 여유가 있는 사람이나 넣지. 이제 애들은 다 키웠고, 남편이랑 몸 닿는 대로 일해서 먹고 살아야죠.”
 
노후 소득보장제도로서 국민연금의 한계는 뚜렷하다. 석재은(한림대 사회학 교수)씨는 “노동시장이 유연화되고 비정규직이 많아졌기 때문에, 국민연금 수급자는 20~30년이 지나도 50%밖에 안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올해 시행되고 있는 것이 2007년 4월 통과된 기초노령연금제도다. 7월부터는 65세 이상 노인들 중 중하위 60%에게 평균소득의 5%(8만4천원)가 지급된다. 물론 수적으로 보았을 때 혜택 받는 층이 크게 확대됐지만, 액수 면에서 상당히 취약하고 자산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들도 많다는 지적이다.
 
석재은씨는 국민연금의 경우 자신이 낸 것에 비해 2배를 받아가는 구조인데도 “낸 만큼 받는 권리”로 인식되고 있는 반면, 기초노령연금에 대해선 “노인에게 돈을 퍼준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사회보장 수급권리에서 누구도 배제되지 않도록 “기초연금 성격으로 보편적인 제도를 만들고, 국민연금은 낸 만큼 받는 식으로 운영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다.
 
기초연금은 액수가 적기 때문에, 빈곤계층에 대해선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밑에서 받쳐주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잊지 않았다. 석재은씨는 특히, “연금제도가 부부 단위로 되어 있어서” 여성노인의 빈곤을 방치한다고 비판하며, “시민권에 기반한” 개별연금이 지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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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장, 여성의 지위 어떻게 변했나

일다와 함께 2008. 5. 23. 04:44
노동시장, 여성의 지위 어떻게 변했나
[5주년 특별기획] 여성주의 시대진단②
 

여초(女超) 현상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 남성교원할당제를 도입하려는 움직임과 더불어 ‘초등교원 여초현상’이 사회적 “문제”로 거론된 것을 비롯해, 사법고시와 행정고시 등에서 여성합격자의 비율이 절반을 넘어선 것에 대한 매체의 관심도 유달랐다. 대기업 임원급 여성 수가 증가한 것에 대해, 여성의 승진을 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인 ‘유리천정’이 무너졌다고 진단하는 이도 있다.

 
그렇다면 노동시장의 문은 여성에게 얼마나 열려있는가. 여성들은 평등하게 일할 권리를 누리고 있는 걸까. 한국사회에서 여성노동자의 지위는 변화했을까.
 
공교롭게도 KTX여승무원, 기륭전자, 이랜드로 대표되는 여성노동사안들은 당사자들의 적극적인 저항과 사회적 지지여론에도 불구하고, 수년째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은 채 발이 묶여있다. 비정규직과 파견노동자의 열악한 노동환경, 단결권 억압, 여성들이 다수인 직무에 대한 성차별 통념과 불법파견, 비정규직법 시행 이후 외주화 확산 문제는 많은 여성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현실이다.
 
과연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지위는 얼마나 변화했는지, 여성노동의 현 주소를 찾아가보자.
 
법제도 바뀌었는데 현실은 왜?
 
▲ [변한 것과 변치 않은 것]     © 박희정
“소수의 여성들이 상위 고위직으로 들어가고 있는 게 눈에 보이는 측면이 있습니다. 여성의 고시합격비율이 높아지는 것 같은. (사람들은) 뭔가 큰 변화가 있는 것 같다고 여기는데, 상당히 소수죠. 노동시장에서 여성들의 전반적인 지위는 별로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고 체감합니다.” (정형옥)

 
노동시장에서 여성들의 전반적인 지위를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가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0.2% 정도에 그친다. 20년 전인 1987년 남녀고용평등법 제정 당시에 비해 5%밖에 증가하지 않은 것이다. 또한 여성임금은 남성의 67.8%에 불과해 무려 30% 이상 격차가 있다. 이 같은 지표들을 토대로 보았을 때에도, 노동시장 내 여성의 지위에 큰 변화가 있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정형옥(성공회대 여성학 강사)씨는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지위가 여전히 낮은데도 불구하고, 갈수록 “차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한다. 차별이 교묘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성별로 직무를 분리하는 방식이다.

작년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국가인권위원회의 용역을 받아 연구한 ‘유통업계 여성비정규직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 속에 놓여있는 여성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 한가운데 ‘성별직무분리’가 놓여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통서비스업 내의 20개 업무 중에서 남녀의 비중이 40~60%인 “중립” 직무는 3개에 불과해, 결국 대다수 업무가 ‘남성의 일’, ‘여성의 일’로 나뉘어 있었다. 실태조사를 진행한 연구팀은 “현장의 노동자들이 ‘성별 격차’를 대단히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는데, 그것은 자신과 같은 일을 하는 다른 성별의 노동자 즉 “비교의 대상”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정형옥씨는 “여성들이 받는 불이익을 이야기하려면, 누구에 비해서 불이익 받는지 비교대상이 있어야 하는데, 성별로 직무를 분리해버려서 여성들과 유사한 일을 하는 남성들이 없기 때문에 불이익에 대해서도 비교하기 어렵게 된다”고 설명했다. 성별로 직무를 분리하는 방식은 성차별을 더욱 공고하게 만들고 있으면서도, 여성들이 성차별에 대해 문제제기하기는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남자의 일, 여자의 일’
  아직도
 
▲ 철도공사의 불법파견으로 비롯된 KTX승무원들의 투쟁은 한국노동시장의 성차별 문제의 양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성별 직무분리는 유통업계만 아니라 금융 쪽에서도 뚜렷이 나타난다. 2006년 증권노조 여성위원회가 진행한 ‘증권산업 여성비정규고용실태조사’에서도 성별직무분리가 임금과 고용형태, 승진 등에서 여성노동자와 남성노동자의 격차를 심각하게 벌어지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당시 실태조사를 진행했던 정희선(현 전국운수산업노조)씨는 “단일하게 한 가지 차별만이 존재하면 문제의식을 갖기가 더 쉬운데, 복합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더욱 어렵다”면서 특히 ‘고졸여성, 대졸남성’과 같이 성별 직무분리가 학력과 결합되어 마치 “(차별이 아닌) 당연한 신분이자 자격”처럼 되어버렸다고 지적했다.
 
정희선씨는 특히 ‘왜 지금도 남자의 일, 여자의 일이 구분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철도공사의 경우에 기관사는 거의 다 남자들이죠. 지하철이나 전기 쪽도 여성이 별로 없고. 만약 여자기관사가 뽑혔다 하면 그게 미담이 되고, 인생 성공기가 되고, 이슈가 되죠. 당연한 일이어야 하는데 말이에요. 항공 쪽 조종사들도 거의 여자가 없죠.”
 
‘남자의 일’이라고 인식되는 일자리들이 많을수록 그만큼 여성들의 취업은 제한을 받게 된다. 정희선씨는 “주요 공기업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여성의 경우 아주 엘리트들만 본사 관리직으로는 몇 들어갈 순 있을 텐데, 일종의 양극화라고 봐야죠. 관리직에만 소수 뽑고, 기술직이라든가 아래로 내려가면 전혀 없는 현상이 나타나는 거에요. 통념적으로 대학졸업장 필요 없는 안정적인 직업들, 직종들엔 여자들이 갈 수가 없어요. 대신 콜센터 같은 데로 가게 되는 거죠.”
 
“당연히 남자의 일”이라고 인식되기 때문에, 여성들은 아예 처음부터 구직을 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는 점도 악순환을 지속시키는 한 요인이 된다. 정희선씨는 “노동조합도 이제 ‘채용’의 문제에 대해 개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노동조합이) 여성고용이나 장애인고용과 같은 이슈를 새로 개발해서, 성별로 구분되어 있는 지금의 상황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려야 하는데 아직 인식이 없는 것 같아요. 사회적으로도 교육이 되고 캠페인이 되지 않으면 남자의 일은 앞으로도 계속 남자의 일이 되겠죠.”
 
일하는 엄마의 삶의 질은 개선되었을까

 
빈순아(전국여성노조 정책국장)씨는 아이를 키우는 여성노동자들의 입장에서 “보육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있으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지위가 나아질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선거 때도 노동공약 자체를 별로 얘기한 바가 없는데, 그나마 공약을 내놓은 것이 보육이죠. 보육은 책임지겠다는 둥 큰소리 쳤지만 피부로 와 닿는 변화가 없어요.”
 
빈순아씨는 어린이집이 지역마다, 국가가 관리하는 형태로, 저렴하게 누구나 아이를 보낼 수 있도록 제공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저소득층의 경우엔 보육료 감면혜택이 있지만, 밤에 일하는 사람들이나 한부모 여성의 경우엔 아직도 보육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보육이 여자만의 문제가 아니지만, 여전히 다수의 여성들이 보육을 떠안고 있는 현실이잖아요. 아이를 믿고 맡길 수만 있다면, 여성의 노동력은 상당히 달라질 것입니다.”
 
공보육 강화와 더불어, 여성노조는 현안으로 ‘성별 임금격차’ 문제를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다. 남성과 여성의 임금은 왜 그렇게 많은 차이가 나는 것일까. 성별 임금격차 문제는 여성의 빈곤과 경제적 자립 문제와도 직결되는 사안이다. 그러나 정작 “성별 임금격차에 대한 데이터나 연구가 별로 많지 않다”고 한다.
 
“같은 시간 일하는데도 왜 성별 임금격차가 크게 나는 것인지, 연구를 통해 상세하고 구체적인 원인을 분석해보려 합니다. 이를 토대로 여성운동 내부에서 바꿀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보자고 활동의 방향을 잡았습니다.”
 
여성노동의 이원화, 소외된 여성들에게 ‘초점을’

 
▲ 저임금, 높은 노동강도,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간병인
한편, 저임금 노동자의 비중은 여성이 훨씬 높은 상황이지만, 일부 여성들 중에는 전문직을 가지고 자신의 생애경력 관리를 하는 층이 생겨난 것에 대해 여성노동시장이 “이원화”되었다고 분석하며 여성들 간 격차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은수미(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씨는 “(여성들 중에) 남녀고용평등법의 효과라고 보여지는 일부 ‘개선된’ 층이 있다”면서, 반면 저임금을 받으며 시간이 지나면 더욱 더 열악한 상황에 놓이게 되는 여성들은 제도적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갈수록 여성노동시장이 양극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도적 혜택을 받지 못한 채 방치된 여성노동자들은 간병인, 도우미, 청소용역, 백화점 판매원과 같은 서비스직, 100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100만원 미만 월 소득을 받는 여성들이 이에 해당한다. 사회보장제도에서도 비껴가 있고, 경력관리가 되지 않으며, 건강이 악화되고,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임금이 줄어들고 고용불안에 떠는 여성들.
 
은수미씨는 저임금을 받는 여성노동자들과 비정규노동자들의 심각한 노동현실에 비해, 여성운동이나 시민단체들 내부에서 이러한 사안에 관심을 가지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움직임은 너무 미약한 것이 아닌지 조심스럽게 의문을 제기했다.
 
“남녀고용평등 정책과 적극적 조치 등이 어떤 여성들에게 효과가 있고, 어떤 여성들에게는 효과가 없었는지 모니터링을 해봐야 할 때입니다. 명확하게 혜택을 받지 못한 층에 대해서는 새로운 대책이 만들어져야 하고, 다른 방식으로 접근을 해야 합니다. 초점을 옮겨야 하는 것이죠. 그러기 위해선 실태조사부터 시작해야 할 단계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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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15 [11:59] ⓒ www.ilda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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