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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9.04.22 한국사회에서 나이란 무엇인가 (3)

나는 뜨겁게 보고 차갑게 쓴다

자유 게시판 2013. 10. 3. 17:49

 

『나는 뜨겁게 보고 차갑게 쓴다』

-세상과 사람과 미디어에 관한 조이여울의 기록 

291쪽/ 판형 170*224 /값 15,000원
 

여성 저널리스트가 뜨거운 시선으로 발굴한 한국사회 

“이 책은 ‘여성’의 문제에서 출발하지만 노동, 동물, 환경, 농업, 생명윤리, 평화 등의 주제들과 끊임없이 교차시킴으로써, 여성주의의 전통적 쟁점들이 ‘인간’의 보편적 가치들과 밀접하게 연동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복잡한 이론을 동원하거나 사실을 나열하는 대신, 때로는 저자의 맛깔스러운 이야기로, 때로는 진지하면서도 유쾌한 인터뷰이의 입을 통해 문제의 핵심을 드러내 보여주고, 독자들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홍성수 숙명여자대학교 법학부 교수 

이 책은 복잡하게 얽혀있는 한국 사회 의제를 어려운 이론을 빌리지 않고 “인간의 긍정적인 힘”이나 “용기”, “믿음”과 같은 가치들과 결부시켜 설명해간다. 이 책이 재미있는 대목은 이 부분이다. 기존의 언론에서 사회 문제를 읽어내는 방식과는 전혀 다른 ‘제3의 시선’으로 사회를 읽어내며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현장과 사람들의 생생한 인터뷰에서 저자가 주요하게 포착하는 인간의 내면적 가치를 끌어올린다. 

“기억 저편에 은폐된 사실과 묻힌 역사를 발굴하여 진실을 수면 위로 드러내고 생생한 현장을 복원해내는 일은 우리 모두에게 중요하다. 저널리스트로서 그 역할을 해나간다는 것이, 그 과정에서 인간과 세계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통찰력과 가슴 설레는 영감을 선물로 받는다는 것이, 내게는 무척 큰 기쁨이고 영광이다.” (p.189) 

저자의 이 말은 <3장 발굴>의 발문에 수록된 글이다. 한국 사람들이라면 다 알만한 ‘3.1운동’이나 ‘제주도 해녀’, ‘황우석 사태’를 주제로 삼으며 “안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라고 말한다.

그는 역사적 사건들에서 그 사건의 핵심이라고 할 만한 진실이 어떻게 숨겨지고, 은폐되어 있는지 하나하나 끄집어낸다. 그리고 과거의 사건들을 현재와 연결시켜 그 사건들이 어떻게 우리에게 계속 영향을 주는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차근차근 설명해나간다. 그러면서 저자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에는 해결의 열쇠가 있다”고 힘주어 주장한다.  

저자의 뜨거운 시선을 좇아가다 보면 노동, 사형제, 성매매, 환경, 소수자 인권, 평화 등 쉽게 풀리지 않을 듯한 실타래 속에서 해결의 실마리가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한 저널리스트가 10년이 넘게 발굴한 한국 사회의 속살을 만나면서 한 시대의 문제를 공감하며 성찰적인 논쟁을 지필 수 있을 것이다.
 

조이여울 기자가 차갑게 써 내려간 10년의 기록

“조이여울 기자는 대한민국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단지 다른 기자들은 눈여겨보지 않는 소수자들의 삶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왔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단순한 ‘기록자’에 머물지 않았다. 우리 사회에서 마치 없는 사람 취급 받았던 성 소수자, 입양인, 성폭력 생존자 등 다양한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가시화 했고 사회적 의제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는 진정 ‘이슈 생산자’였고, 가장 주목할 만한 기자였다.”
                                                              -전홍기혜 <언론협동조합 프레시안> 편집국장 


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국장이 묘사한 것처럼 조이여울 기자는 ‘이슈 생산자’였다. 특히 여성과 소수자, 인권, 저널리즘 영역에서 영향력 있는 담론을 생성해왔다. 지난 10년간 조이여울 기자의 글과 말에 대해 ‘날카롭다’고 기억하는 이가 많다. 

20대부터 정치, 사회 문제에 대해 논쟁적인 오피니언 리더로 활동해온 저자는 신랄하고 비판적으로 한국 사회에 입을 대왔다. 뿐만 아니라 다른 언론들의 행태와 기사에 대해 비평하는 일도 꾸준히 해왔다. 저자는 특히 다른 어떤 영역보다 미디어에 종사하는 기자들에 대해서 유독 책임감을 더욱 강하게 주문한다. 

적어도 기자라면 세상이 가르쳐준 대로 생각하고, 배움 없이 취재하고, 성찰의 과정 없이 기록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p.261) 

저자는 “저널리스트로 살아간다는 것은 내 것과 다른 세계관을 만나 부단히 부딪히고 깨지는 작업인 동시에, 그를 통해 끝없이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저널리스트의 기록은 사회의 그늘지고 어두운 곳에 빛을 쏘이게 하는 작업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 믿음으로 10여 년간 기록한 한국 사회의 초상!

저자와 함께 뜨겁게 보고, 우리 주변에서 변화의 가능성을 찾아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글이 가질 수 있는 힘, 희망

“글이 가질 수 있는 힘 혹은 영향력은 어디까지일까. 문제에 얽힌 전 과정을 다시 한 번 찬찬히 돌아보고 궁극에 다른 시각을 갖게 하는 것,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내는 근원적인 힘은 거기서 생겨나는 게 아닐까.
이 책 한 권을 읽은 후 나는 여러 가지로 명쾌해졌다. 시원한 기운이 온몸을 훑고 지나간다.” 
                                                                                      -김소희 ‘작은자 야간학교’ 교사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누구나 이 추천의 글에 공감할 것이다. ‘시원하고, 따뜻하고, 재미있다’고. 이 책의 묘미는 여기에 있다.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자들로부터 “재미있다”, “시원하다”는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2장 인터뷰>의 예만 들어보더라도 야생동물, 미혼모, 탈핵, 아동성폭력 후유증, 토종씨앗 지키기 운동 등 한국 사회의 뜨거운 현안 이야기들이다. 조이여울 기자는 기록을 하며 사람들을 만나는 작업은 “언제나 즐겁고 생기가 넘치는 작업”이었다고 말한다. 

다양한 사람들이 각양각색의 무늬를 만들어가는 생동하는 현장이 있고, 또 한 사람의 이야기가 여러 독자에게 공유되고 사회로 확산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기쁨이 있기에, 저널리스트로서 나의 삶은 지지치 않을 것이며 인터뷰 또한 계속될 것이다.” (p.123) 

조이여울 기자가 말하는 기록 작업은 생동하는 현장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배우며, 거기서 희망을 발견해서 매체를 통해 공유하고 확산시키는 작업이다. 그렇기에 “즐겁고 생기가 넘치는 작업”의 생생한 기운이 독자들에게 전달되는 것이다. 

이 책은 한 저널리스트의 고뇌에 찬 10년의 기록일 뿐 아니라, 그 기록을 통해 사회 곳곳에서 소리 없이 희망의 씨앗을 뿌려온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소중하다.  

 

저자 소개: 조이여울

저널리스트. 20대부터 페미니즘과 사회운동에 대한 논쟁적인 오피니언 리더로 활동해오다 2003년 미디어 <일다>를 창간하였다.
왜곡되거나 날조된 사회적 사건을 재조명하고 은폐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발굴하는 글을 다수 발표함으로써, 주류 저널리즘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며 언론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여성주의 저널리즘, 평화 저널리즘을 교육하는 미디어운동가이기도 하다.
 

차례

여는 글 성찰하는 사람의 글은 따뜻하다 

1장. 기획모든 문제에는 해결의 열쇠가 있다

“우리는 보복이 아닌 회복을 원한다”
-살인피해자 가족이 말하는 사형제와 진정한 치유

스무 살 임씨의 일기장, 그슬린 진실
-섹스산업의 호황 속에 거래되는 여성의 몸

평등하게 일하고 싶다
-노동의 성별 분리와 차별에 대한 보고서

너무 젊지도, 너무 늙지도 말라?
-나이주의, 고용시장을 움직이는 이상한 법칙

‘또 하나의’ 사람, 트랜스젠더
-성 염색체에 갇히지 않는 인간의 다양성에 대하여
 

2장. 인터뷰그들 스스로 말하게 하라

길 위에서 길을 묻다
-야생동물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황윤 감독

“한국은 잘사는데, 왜 아이를 포기하는 거죠?”
-한국입양아의 아버지 리처드 보아스, 미혼모 인권을 말하다

핵 없는 미래, 정치 패러다임 변화에 달렸다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박진희 소장에게 듣는 ‘녹색정치’의 가능성

“성폭력을 둘러싼 ‘시선’이 변해야 해요”
-생존자 너울이 말하는 아동성폭력의 특성과 후유증

‘오래된 미래’를 심는 사람
-토종씨앗 지키기 운동의 싹 틔운 농부 한영미
 

3장. 발굴 ▶ 숨은 그림, 혹은 은폐된 의미 찾기

이름 없는 수많은 ‘유관순들’을 기억하라
-10대 여성과 기생들이 주도한 3·1운동의 의미를 되새기며

묻힌 해녀 정신 ‘캔다’
-우리가 몰랐던 해녀공동체의 역사와 삶

여성의 몸은 어떻게 생체실험 대상으로 전락했나
-황우석 사태의 진실을 파헤치다 

4장. 언론비평 ▶ 진실은 어떻게 왜곡되고 가려지는가 

► 뉴스는 포르노다?

특종이란 무엇인가/ 언론이 좋아하는 ‘전문가’/ 신문 기사에서 ‘장애인 찾기’/ 성폭력 보도, 누구의 시선을 대변하나 / 사실 왜곡 일순위는 ‘동성애’/ 어머님의 눈물 보여주려 했다? / 버지니아공대 총기 참사와 한국 언론 / 환경비용 고려하지 않는 ‘그들만의’ 계산법 / 언론이 만든 전쟁은 거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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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에서 나이란 무엇인가

일다와 함께 2009. 4. 22. 13:55
<나이를 지우면 사람이 보인다> [인권] 2009 겨울, 특집 기고

'장유유서' 규범 속 아이러니한 노인소외

사람이 많은 지하철을 타면 노약자석과 자리양보를 둘러싸고 긴장감을 느끼게 될 때가 종종 있다. 노약자석에 젊은 사람이 앉거나,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 승객이 있으면, 어디선가 불호령이 떨어질 지 모를 일이다. 젊은 사람들 중엔 노인들의 태도가 위압적이라고 못마땅해하는 이들도 있다.

노약자석과 노인에 대한 자리양보는 우리가 어린 시절부터 배워온 ‘경로사상’과 관련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그 모습 속에서 ‘노인들의 소외’를 생각해보게 된다. 노인들은 다른 세대들과 한데 섞여서 자신의 것을 주장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다. 사회는 이들에게 편히 가시라고 지하철 좌석은 내주어도, 일자리는 내주지 않는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몸의 변화를 가져오고 삶의 경험이 축적되는 순차적 과정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나이가 갖는 의미는 그 이상이다. 나이가 갖는 무게가 너무 무거운 나머지, 개인의 다양한 삶과 관계 속에 자연스럽게 배치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숫자에 불과’하다고 얘기되는 나이가, 실제로는 사람들의 삶과 관계 전체를 규정하거나 잠식해버리기도 한다.

‘장유유서’의 규범이 있는 우리사회에서 사람들은 나이에 따라 쉽게 위계를 정한다. 세대가 다른 사람, 아니 불과 두세 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 사람들조차 동년배가 아니라는 이유로 친구관계를 맺지 못한다. 수평적인 편한 인간관계가 아닌, 수직적인 불편한 관계이기 때문에 의견을 자유롭게 교류하기가 껄끄럽고 대화는 단절된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 나이가 적은 사람보다 아랫사람일 경우,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조직 차원에서 곤란해한다. 불과 27, 28세까지를 신입사원 채용연령의 한도로 정한 회사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기회를 상실한 사람들이 많다는 의미다. 해당분야의 경력 없이 새로운 전문분야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30대 이상 전 연령대 사람들에게 제한되어 있다.

너무 어려서, 혹은 나이가 많아서 할 수 없는 것들

우리 사회에는 나이가 어려서, 혹은 나이가 많아서 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나 많다. 아이가 갖고 싶어하는 건 다 사주고 싶고, 할 수 있는 건 다 해주겠다는 양육자도 정작 자신과 다른 아이의 가치관에 대해 묻거나 귀 기울여주지 않는다. ‘네가 뭘 알겠냐’며, 자녀의 인생행로를 본인이 결정하려는 부모를 쉽게 볼 수 있다.

중년, 노년기의 사람들이 젊은이들처럼 옷을 입거나 사랑을 하거나 모험을 꿈꾸면 ‘나이 값 못한다’는 시선을 받기 일쑤다. 심지어 여성들은 삼십 대의 젊은 나이에도 ‘여자로서’ 경쟁력이 떨어진다, ‘한 물 갔다’는 소리를 듣는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엄연한 장유유서의 질서 속에서도, 오히려 한살이라도 더 젊게 보이려고 애쓰게 되는 것이 아닐까.

문제는, 개인이 삶의 방향을 선택하고 타인과 소통하며 공동체의 일원으로 행복을 추구하면서 살아가기엔 나이가 너무 무겁다는 것이다. 나이에 따라 정해진 규격이 있어서 개인이 그에 맞추어 가야 하는 사회는 민주주의나 다양성과는 거리가 멀다. 한 인간이 살아가면서 어리다는 무시와 늙었다는 괄시를 경험하게 되는 사회는 인간의 존엄성과도 거리가 멀다.

나이 든다는 것이 액면 그대로 몸의 변화와 인생의 경험으로써 인식되고, 한 개인에게나 타인과의 관계망에서 자연스럽게 수용될 수는 없는 걸까. 나이를 중심으로 위계와 구획이 정해지는 세상보다는, 연령대가 다른 사람들이 친구가 될 수 있고, 토론을 할 수 있고, 함께 동료로서 임금노동 할 수 있는 세상이 훨씬 평화롭고 행복한 세상이라는 건 분명해 보인다.
조이여울/저널리스트, <여성주의 저널 일다> 소속

Trackbacks 3 : Comments 3
  1. Favicon of http://333hun.tistory.com BlogIcon 세미예 2009.04.22 14:11 Modify/Delete Reply

    나이는 숫자일 뿐입니다.
    숫자가 더해지고 더해지는 것이지요.
    의미를 부여하면 너무 삶자체가 무겁습니다.
    숫자일뿐이라고 생각하고 살면 삶이 즐겁습니다.

  2. hats 2009.04.22 20:21 Modify/Delete Reply

    어릴 적엔 어리다는 이야기가 듣기 싫고 나이주의에 대한 반감이 많았는데, 나이 듦이란 것이 갈수록 참 더욱 어렵고 무겁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이 듦에 대해서 불안감이나 회환 같은 것이 더 많은 세상인 것 같아서요. 하지만 나이 든다는 것의 좋은 면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조금 바라는 점이 있다면 세대간 교류가 지금보다 쉬웠음 하는 것이랍니다.

  3. 잠신 2009.04.24 23:14 Modify/Delete Reply

    나이는 결코 숫자일 뿐이 아니라는 것. 한국에서 나이는 계급장인 것 같아요. 근데 그 계급은 한 방향으로 뻗어나가지도 않아. 누가 그 계급장을 어떻게 달고 다니느냐 하는 것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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