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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여성, 그 시선이 낯설지 않을 때까지

일다와 함께 2011. 12. 3. 23:02


- <장애여성네트워크 5주년 역사쓰기>에 기고한 글

장애여성, 그 시선이 낯설지 않을 때까지
 

장애여성과 관련한 사건이나 이슈를 기사로 다루다 보면, 의도치 않게 장애여성의 이미지가 한 쪽으로 굳어지는 것을 보게 됩니다. 억울하거나 폭력적인 사건의 피해자로서, 권리를 주장하는 요구자로서, 그리고 차별에 맞서 고군분투하는 당사자로서 말이지요. 물론 이런 이미지들이 잘못된 것은 아닐 겁니다. 다만, 거기서 그친다면 아쉽겠지요.

 

2010<일다>1년간 연재된 장애여성네트워크 필자들의 칼럼 애여성의 몸 이야기는 그러한 아쉬움을 채워주었습니다.

여성의 몸에 대한 이야기는 매우 민감한 주제이고
, 이런 내용이 매체에 실릴 때면 선정적인 기사가 되어버리기 십상이지요. 그러나
장애여성의 몸 이야기는 바로 옆에 있는 누군가가 -그러나 미처 알아보지 못했던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건네듯 다가왔고, 그 내용은 낯설면서도 이질적이지만은 않은 이야기였습니다.

 

사실 장애여성이라는 범주는 임의적이지요. 자신이 장애여성이라고 해서 다른 장애여성들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장애여성이 말하는 장애여성 이야기, 장애여성의 몸 이야기 장애여성이라는 범주의 폭을 넓혀주고, 제일 먼저 장애여성 당사자들에게 생각할 거리와 더불어 몸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자신감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연재되고 있는 장애여성, 숨은 그림 찾기도 다섯 명의 필자가 각자의 색깔로 영화와 드라마, 연극, 책 등의 매체를 읽었을 때 얼마나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언뜻 장애와 별 관련이 없어 보이는 작품을 장애여성의 경험으로 읽어내는 작업은 신선하면서도 통쾌한 느낌을 주기에, 독자들의 호응도 높습니다.

 

장애여성들 간의, 혹은 여성들 간의 다르면서 같은, 혹은 같으면서 다른 경험과 시선들이 담겨있어서, 글을 읽는 독자들의 마음의 창을 열어주고 있지요. 레즈비언 드라마 <클럽 빌리티스의 딸들>을 보고 장애에 대한 커밍아웃을 떠올린 다비다님의 칼럼(타인의 정체성이 아직도 불편한가)에 대해, 레즈비언 독자가 공감하며 장애여성의 입장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고 평하는 것을 지켜보는 과정은 매우 즐겁답니다.

 

<일다>에 실리는 글 외에도, 장애여성네트워크의 구성원들은 끊임없이 글을 생산하고 있지요. 장애여성네트워크의 글쓰기 작업은 언제나 매력적이고 진취적인 느낌이에요. 아마도 글을 쓰는 이들은 내가 글을 잘 쓰는 것일까? 정치적으로 올바른 글인가? 고민하겠지요. 저는 글 사이사이 그런 고민의 시간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것조차 반갑게 생각됩니다.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 장애여성의 시선이 낯설지 않을 때까지, 장애여성네트워크의 글쓰기 작업이 더 다양하게, 더 많이 시도되기를 바라며 큰 응원을 보냅니다. (2011년 12월)


조이여울
/ 미디어 <일다> www.ildaro.com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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