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구나

즐거운 일기 2008. 8. 16. 22:29

장미란의 경기를 한번 꼭 봐야하는데,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별다른 이유는 아니고, 어린 시절 떠오르는 샛별과도 같았던 그녀를 인터뷰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인터뷰 당시에 장미란 학생은 예상과는 달리 너무나도 솔직하고 순박한 이야기를 해서 나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당연히 기사에 쓰진 않았지만)

나는 어린 장미란 선수에게 멋지다고, 아름답다고, 수차례 격려의 말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어찌하나, 그대는 천재라서 그 길을 갈수밖에 없고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겠지' 라고.

나처럼 산만하고 게으름 많은 사람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그 길- 그 힘겨운 길을, 타고난 재능을 가진 그녀는 거스를 수가 없었으리라.

오늘 그 무엇도 아닌, 자기 자신을 들어올리는 그녀를 보며 어쩔 수 없이 눈물이 났다. 멋지구나, 아름답구나. 예전에 역도라는 스포츠에 관심조차 없었던 내가 단지 어린 여자선수에게 격려와 위로 차원에서 던진 말이 아닌, 삶의 경이로움을 담아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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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스포츠 2008.08.17 00:39 Modify/Delete Reply

    스포츠가 상업적이라는 생각이 들 때는, 선수들이 몸값 생각하며 약삭빠르다는 느낌이 들어, 그냥 응원하는 재미 이상의 뭐가 있을까 생각했는데, 이번에 올림픽 몇 경기 보면서는 그냥 숙연해지는 경우가 있더라구요. 장미란 선수도 말할 것도 없고. 선수들이 하나같이 '자기와의 싸움'이라는 말을 하는데, 그 싸움에서 이긴 선수들의 빛나는 모습. 몇 종목 봤는데, 좋은 공연 본 것 이상의 가슴 찡한 감동과 배움이 있었죠. 땀 흘리는 선수들에 비해서, 편하게 누워서 텔레비전 시청하면서 깨우친 게 얼마나 약발이 갈지 모르겠지만. 어떤 장르보다 인간의 몸으로 하는 스포츠가 아름답더군요. 그만큼 감동적인 순간을 엿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 쥔장 2008.08.18 14:32 Modify/Delete

      올림픽은 참 우스꽝스럽고도 무서운 지구의 행사죠. 스포츠 역시 상업성만 아니라 그 시스템이 군대에 버금간다고 느껴지는 면이 있는데, 그러나 그것만은 아니겠죠. 누군가의 주장처럼 스포츠를 예술의 영역으로 봐야할지 잘 모르겠지만, 때로 공연을 본 것 이상의 감흥을 저도 느껴요.

  2. goesby 2008.08.17 22:03 Modify/Delete Reply

    오! 그런 추억이 있었구나. 대체 몇년전인거니?
    나도 어제 그 순간을 보고 있었는데, 마지막 표정, 울듯 웃듯 한 그 표정,
    사랑과 기침은 속일수 없다고 하지만, 웃음과 울음도 참을 수 없다..란 말을 이번 올림픽 경기를 보며..생각하게 되더라
    암튼 대단해.

    • cognate 2008.08.18 15:10 Modify/Delete

      글쎄 몇년 전일까. 장미란 선수가 고등학교 1학년 때였나 2학년 때였을 거야. 많이 성숙해진 모습 보기 좋더라.

  3. 강위 2008.08.22 08:45 Modify/Delete Reply

    저도 마음이 짠한 것이 혼자 박수를 쳤다니까요.
    장미란 선수는 유독 아름다운 것 같아요.

    • Favicon of https://cognate.ildaro.com BlogIcon 조이여울 기자 cognate 2008.08.25 19:22 신고 Modify/Delete

      박수를 쳤지요. 역도는 게임이라고 할 수도 없고, 속도감이 있는 것도 아닌데, 혼자서 얼마나 지리한 시간을 견뎌냈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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