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맞이한 크리스마스

즐거운 일기 2010. 12. 25.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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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바로 크리스마스라는 걸 어제 저녁에 한국에서 온 메시지를 받고서야 알았네요. 여긴 더운 힌두 나라여서 말이죠. (찾아보면 부근에 교회도 있고 모스크도 있지만) 숙소의 어떤 소란스러운 아저씨가 크리스마스 디너를 자기와 함께하지 않겠냐고 했을 때에도 미처 몰랐다니, 헐..

집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축복해주는 의미의 문양들


아침 산책을 나가보니 몇몇 건물 앞에는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는 그림이 그려져 있더군요. 아마도 아이들이 그렸음직합니다. 제가 묵는 숙소를 비롯해 집집마다 매일 아침 문 앞에 축복의 의미를 담은 문양을 그려놓습니다. 만다라 같은 문양을 비롯해 코끼리 그림, 꽃무늬 등. 다양하죠. 땅바닥에 그림을 그리며 시작하는 하루, 좋은 것 같죠?

크리스마스는 이곳도 휴일이라 도서관도 문을 닫고, 공원엔 사람들과 아이들 웃음소리로 가득했습니다. 어떤 소년이 굳이 내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싶다 길래 들려줬더니, 엄마를 찍고 그 다음 나를 찍더군요. 그리하여 드디어 내 모양을 담게 되었습니다. (왼쪽 눈은 억센 모기에 물려 다래끼 난 것처럼 되었는데 잘 안 보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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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사람들이 무뚝뚝하다고 한 말은 아무래도 취소해야겠습니다. 그 이후로는 마치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줄 아는 듯이, 가는 곳마다 사람들(대부분 여성들)이 인사를 건네왔거든요. (특히 저 우스꽝스러운 밀짚모자를 쓰고 다닐 때는 어김없이!)

어떤 아주머니는 “평화롭지요?” 하며 다정하게 다가와 자기 어머니 얘기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오늘은 십대 여자아이 셋이 말을 붙여오더니 곧 “친구”하자고 합니다. 폰 번호와 메일 주소를 교환하고, 잊지 말아달라며 작별의 인사를 나눴습니다.

맑고 청명한 하늘, 나무 그늘 아래 앉아 밝은 햇살 사이로 눈처럼 나리는 작은 나뭇잎들을 맞으며 보낸 크리스마스 오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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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돌아와선 어젯밤에 그랬듯이 아이팟에 담은 오래된 캐롤을 들으며, 오래된 나무 냄새가 나는 향을 피우며 고전적인 휴일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이곳은 세 시간 정도 늦) 그러고 보니 이제 연말이구나. 한 해를 보내느라 마음이 분주한 시기인데, 여기선 살을 에는 듯한 서울의 추위가 없으니 영 실감이 안 나는 걸요? 따뜻한 연말 되세요~

Trackbacks 1 : Comments 4
  1. 쟈니 2010.12.27 20:28 Modify/Delete Reply

    고전적인 휴일이라~ 마지막 사진의 천 색깔이 무척 예쁘네. 바닥에 그려진 그림들 사진도 예쁘고.. 물에 지워지는게 아까운 맘이 드는구나.
    너도 따뜻한 연말 잘 보내고~ 서울은 날씨도, 분위기도 쌀쌀하다~

  2. 여울 2010.12.28 20:31 Modify/Delete Reply

    그래, 쌀쌀한 한국 소식은 '지나치듯' 보려고 노력 중이야...
    건강하게 겨울 나길. ^^

  3. 수연 2010.12.29 10:58 Modify/Delete Reply

    아이들 그림솜씨가 예사롭지 않네요~~ 코끼리를 보니까 인도란 느낌이 확오네요..
    따뜻한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축복받은겁니당....ㅋㅋ

  4. 여울 2010.12.29 21:19 Modify/Delete Reply

    맞아요.. 지금 몸 상태론, 한국의 추위를 견딜 수가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들어요.
    정말 코끼리는 어딜 가나 있어요. 실물도 봤구 ㅎㅎ
    수연님 건강하세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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