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고 강직하며 애달픈 불을 품었던 시인

즐거운 일기 2008. 11. 11.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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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萬海) 한용운 생가/충남 홍성군 결성면 성곡리

독자여 나는 시인으로 여러분의 앞에 보이는 것을 부끄러워합니다.
여러분이 나의 시를 읽을 때에 나를 슬퍼하고 스스로 슬퍼할 줄을 압니다.
나는 나의 시를 독자의 자손에게까지 읽히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그 때에는 나의 시를 읽는 것이 늦은 봄의 꽃수풀에 앉아서 마른 국화를 비벼서 코에 대는 것과 같을는지 모르겠습니다.
밤은 얼마나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설악산의 무거운 그림자는 엷어갑니다.
새벽종을 기다리면서 붓을 던집니다.
 
만해(萬海) 한용운(1879∼1944)
1925년 오세암에서 [님의 침묵] 발문 "독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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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萬海) 한용운 선생의 독특하고 명민한 서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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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haams.egloos.com/ BlogIcon orior 2008.11.12 14:10 Modify/Delete Reply

    아... 시인의 가슴 속에 있는 불.

    • . 2008.11.13 00:04 Modify/Delete

      님의 침묵을 입가에 읊었던 그 어린 시절엔, 만해의 싯귀가 늦은 봄의 꽃수풀에 앉아서 마른 국화를 비벼서 코에 대는 것과 같이 느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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