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면

즐거운 일기 2008. 9. 26. 18:09


    어제 밤과 새벽에 가을이 왔다
    자다 깨다 하며 가을의 기분을 느꼈다
    사랑의 계절이 다시 오는 구나, 하고

이렇게 적어놓은 때는 지난 해 8월 30일이다.
올해는 9월이 다 가도록 여름의 뒷자락만 질질 붙잡고 있을 뿐
도통 가을의 냄새를 맡을 수 없을 것 같았다.

나는 하늘이 유난히 높다는 걸 깨닫게 되는 어느 저녁을 좋아한다.
추위에 잠을 깨서도 기분나쁘지 않은 새벽을 지새는 것도 좋아한다.
코끝을 찡하게 하는 겨울의 시린 냄새도 좋아한다.

찬바람이 불어오기를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오늘처럼 하늘이 높고, 햇살이 반짝이며, 나뭇잎이 살랑거리는
완연한 가을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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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나서는 길, 가을을 먼저 알리던 꽃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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